둘째 날 밤에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올라온 우리들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기진맥진 상태였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보내지 않고 정리가 되는대로 씻고 잠이 들었다. 3일째부터 도쿄에서의 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체력을 세이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숙소에서 아사쿠사 센소지까지
도쿄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인 아사쿠사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숙소를 나온 우리는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축제 행사라도 있는 건지 수많은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차도에서 줄을 지어 행렬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풍경을 아침 일찍부터 마주치니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눈을 땡그랗게 뜨고 한참을 쳐다봤다. 도쿄 첫날 아침부터 일본의 정취를 이렇게 강하게 마주치다니, 여행 기분 제대로 나는 순간이었다.
아키하바라 근처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아사쿠사까지 가려면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다. 여기서도 좀 재밌었던 게 나고야에서 탔던 전철은 정말 특색 없고 삭막한 느낌이었는데,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곳이어서 그런가 도쿄 전철은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아사쿠사역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아사쿠사, 아니 도쿄의 대표적인 명소 아사쿠사 센소지의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정말 일본이구나 싶은 상점가의 모습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 장면 자체가 어디 일본 유명한 관광지 소개글에서 본듯한 느낌 아닌가?ㅋㅋㅋ
상점가에는 정말 다양한 음식들과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내내 시선을 어따둬야 될지 모르겠을 정도로 보기가 바빴다. 그중에서도 유독 나의 관심을 끌었던 건 바로 이 사진 속 제품! 바로 수제 핸드크림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자신의 탄생일에 딱 맞는 제품을 고를 수가 있었다. 안 그래도 곧 생일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 구입했는데, 그림들도 다 일본의 전통적인 그림들이라 여행 기념품으로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정말 일본의 정취가 느껴지는 장소였다. 도쿄를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꼭 추천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람도 어찌나 많던지, 전 세계 관광객들을 다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던 우리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센소지를 나왔다. 일본에 와서 소바를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근처에 맛있는 온소바집이 있다 하여 그리로 갔다.
우리가 들어온 가게는 '나미키 야부소바'라는 이름의 가게였다.
관광객이 많은 지역의 가게인 만큼 한국어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어 주문하는데 힘든 점은 없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텐푸라 온소바'
튀김과 같이 온소바가 나오는 메뉴였다.
면은 굉장히 쫄깃하고 맛있었고, 튀김도 얇고 바삭해서 예술이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일식집에서 나오는 소바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나라 소바와 가장 큰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육수였다. 우리나라 모밀 소바 육수는 짭짤하면서도 달달하고 시원한 맛이 주로 느껴지는데, 이곳의 육수는 그 특유의 일본간장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본토의 맛은 이런 것일까란 생각이 들어서 한 번 먹어본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짭짤한 소바를 먹고 나니 달달한 것이 땡겨서 그냥 근처에 보이는 아무 카페에 들어갔다.
일본에 와서 또 한 번은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메론 소다를 주문했다. 강한 단맛과 톡 쏘는 탄산의 조화가 나쁘지 않았다.
좀 많이 달았던 것도 같지만...
아사쿠사에서 아키하바라로
한 때 자신이 오타쿠 생활 좀 했다 싶은 사람 중에 아키하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 문화에서 오타쿠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니깐 말이다.
지금은 많이 물이 빠졌지만 아직도 덕질 없이는 삶이 윤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도쿄 여행을 가기로 했을 때 아키하바라는 꼭 한 번은 구경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수많은 매체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했던 장소를 실제로 마주쳤을 때 어떤 느낌일지.
아키하바라는 아키하바라였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변했고 약해진 장소라고 얘기를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직접 이곳을 마주했을 때 느낌은 정말 매체에서 접했던 그대로란 것이었다.
온갖 오타쿠들이 모여들고 즐겁게 편하게 숨 쉬고 있는 동네란 느낌이었다.
아키하바라는 중간에 낀 목적지로 다음 목적지까지 시간이 여유롭게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스팟 몇 군데만 들리기로 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가게인 애니메이트였다. 나는 애니메이트란 가게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홍대에도 애니메이트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어서 이 이후에 홍대점을 다녀오기도 했다.
입구에서 반겨주는 반가운 얼굴.
한창 수성의 마녀가 방영 중이었던 때라 곳곳에서 그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침에 봤던 것도 그렇고 이날이 무슨 행사날이었는지, 이렇게 차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일본스러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여행 날을 참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키하바라를 떠나기 전 꼭 한번 체험해 보고 싶었던 메이드카페 방문하기.
숙연해지는 순간과 재밌는 순간이 섞여 살짝 혼돈의 시간이었다고 밖에 말을 할 수 없을 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딴것보다 메이드분 그림 실력 진짜 뭐지?
오므라이스 위에 케첩으로 슥슥 너무 잘 그리시는 거 아님? 감탄, 감탄.
아키하바라에서 오다이바로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도쿄에서 야경으로 유명하다는 오다이바였다. 레인보우 브릿지라는 명소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안타깝게도 위치를 잘못 찾은 건지 레인보우 브릿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비가 온 직후라 그런가 분위기나 공기가 촉촉하니 나쁘진 않았다.
무엇보다 오다이바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게 된 절대적 이유가 생겼기 때문에...
바로 실물사이즈의 유니콘 건담을 영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이는가 이 영롱함?
압도적인 사이즈.
부랴부랴 마감직전에 건담베이스까지 들릴 수 있었는데, 이 모든 영광을 개인 플레이 하는 것을 허락해 준 일행들에게 바치고 싶다. (찡긋)
정말 잊지 못한 순간 중의 하나가 된 거 같다. 건담이 움직인다고요...
오다이바에서 츠키시마 몬자야키 거리로
우리들의 일본 여행의 셋째 날이자 도쿄여행 첫째 날의 마지막 행선지는 바로 츠키시마에 있는 몬자야키 거리였다.
이번에 일본에 오면 꼭 먹어보기로 했던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이 몬자야키였는데, 몬자야키 특화인 거리가 따로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곳을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는가.
안타깝게도 우리가 너무 늦은 시간에 갔기 때문에 이곳 거리도 거의 파장 분위기였던지라, 가게를 선택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우리를 받아주는 가게로 들어갔는데 그곳이 바로 여기 '모헤지'였다.
몬자야키의 재료들이 나오고 이것들로 어떻게 요리가 만들어지려나 궁금해하고 있는데, 직원분이 와주셔서 요리를 시작했다.
신선한 해산물들과 야채들이 철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데, 안 그래도 허기진 뱃속이 더 허기지는 기분이 들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된 몬자야키.........!!!!
오... 정말...
토 같다...
다른 메뉴도 마찬가지ㅋㅋㅋㅋ이건 그래도 좀 김치전 같고 그런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시켰던 건 정말.... 그것이 생각나는 비주얼의 일행들의 표정이 멈칫, 멈칫...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맛있다!
작은 철판 집게로 슥슥, 반죽 긁어먹듯이 떠먹는데... 와 진짜... 이건 오묘하면서도... 맛있다는 말밖에!!!!!!
진짜 도쿄 가면 꼭 먹어보라고 하고 싶은 음식 중에 하나다. 정말!
(일단 비주얼부터가 정말 색다른 체험이 아닌가....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몬자야키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온 우리는
비 때문에 촉촉해진 밤공기를 잔뜩 마시며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셋째 날도 알뜰하게 시간을 아끼며 목적지를 전부 돌았기 때문에 이 날 역시 베개의 뒤통수를 댄 순간 거의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이상, [2년 전 초 여름, 나의 첫 일본 여행기 in 도쿄_DAY 3] 마침.
'여가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년 전 초 여름, 나의 첫 일본 여행기 in 도쿄_DAY_4 (스시노미도리) (4) | 2025.05.12 |
---|---|
2년 전 초 여름, 나의 첫 일본 여행기 in 나고야_DAY 2 (지브리 파크, 오스 상점가) NAGOYA TRAVEL (1) | 2025.04.21 |
2년 전 초 여름, 나의 첫 일본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는 후기 DAY 1 (아츠타 신궁, 아츠타 호라이켄, 오아시스 21, 선샤인 사카에, 세카이노 야마짱) (10) | 2025.03.26 |
달리는 여자들 덕분에 뜨거웠던 여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새로운 시대의 문> 한 달 간의 관람기 (13) | 2024.09.20 |
메가박스 수원인계점에서 보고 온 <룩백> 후기 (2) | 2024.09.07 |
댓글